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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는 전통주라고 하면 명절 때나 마시는 막걸리 정도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퇴근길에 들른 편의점에서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수입 맥주가 즐비하던 자리에 화려한 라벨의 전통주들이 대거 입점해 있더군요. 정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전통주 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의 영향을 몸소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우리 농가에도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우리 농가에도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이번 정책은 국내 전통주 시장을 현재 1.6조 원에서 2030년까지 3조 원 규모로 키우고, 수출액 5,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합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주세 감면 확대, 중소 양조장의 숨통을 트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세제 혜택 강화입니다. 기존에도 전통주에는 주세 50% 감면 혜택이 있었지만, 출고량 한도가 탁주 200㎘, 청주 100㎘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주세란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양조장 입장에서는 제품 원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입니다. 이번에 정부는 이 한도를 1.5배 이상 상향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던 지역 양조장 대표님 말씀으로는, 주세 부담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서 품질 개선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소규모 양조장들은 원재료비, 인건비, 유통비에 더해 높은 주세 부담까지 떠안고 있었습니다. 이번 한도 상향으로 연간 수천만 원에서 억대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소 양조장 입장에서는 그만큼 제품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에 재투자할 여력이 생기는 셈입니다.

     

     

    또한 국산 쌀 및 지역 특산물을 사용하는 양조장에는 원료 구입비 융자 금리를 1%대로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쌀값이 오르면 양조장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되는데, 이렇게 금리 우대까지 받으면 국산 원료 사용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단순히 양조장만 돕는 게 아니라, 우리 농가에도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판매와 전용 매대, 소비자 접근성이 달라진다

    두 번째 핵심은 유통 규제 혁신입니다. 그동안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제한적이었고,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구석진 자리에 몇 병 놓여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정책으로 온라인 판매 허용 범위가 확대되고, 편의점 및 대형마트 내 '전통주 전용 매대' 설치 의무화 비중이 높아집니다.

     

     

    제가 지난주 편의점에서 목격한 장면이 바로 이 정책의 초기 결과물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인사동이나 전문점에 가야 볼 수 있던 증류식 소주가 퇴근길 편의점 황금 라인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더군요. 직접 마셔보니 인공 감미료 향이 아닌 은은한 곡물의 단맛이 느껴졌고, 왜 정부가 이걸 'K-콘텐츠'로 밀고 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습니다.

     

     

    유통 확대의 또 다른 장점은 소비자 선택권 증가입니다. 이제는 비싼 수입 위스키나 와인 대신 우리 술을 선택하는 게 단순한 애국심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성비' 소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가성비란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대비 얻는 만족도를 뜻하는데, 전통주는 이제 충분히 그 경쟁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수출 지원 체계, K-술의 세계화를 향한 도전

    세 번째 핵심은 수출 지원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통주 수출액 5,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 현지 대형 유통망과의 MOU 체결을 추진하고, 콜드체인 물류비를 최대 30%까지 보조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콜드체인이란 생산부터 소비까지 저온을 유지하는 물류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K-푸드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지금, 전통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사케 시장이 이미 수백억 원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우리 전통주도 품질만 뒷받침된다면 그 시장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물류비 보조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 주류 시장은 나라마다 규제가 천차만별입니다. 정부가 법률 컨설팅이나 현지 인허가 지원까지 병행해야 실질적인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전통주 정의' 논란입니다. 현재 법적으로는 수입 쌀로 만든 막걸리는 전통주가 아니고, 미국인이 한국 농산물로 만든 증류주는 전통주로 분류됩니다.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확한 분류 체계가 선행되지 않으면 '무늬만 전통주'인 제품들만 양산될 위험이 큽니다.

     

     

    정리하면, 이번 정책은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세제 혜택 확대, 유통 접근성 개선, 수출 지원 강화 등 전방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적 장벽 해소, 전통주 정의 명확화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도 함께 풀어나가야 진정한 K-술의 세계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mafra.go.kr
    https://www.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