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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아래 꽃술주가 담긴 잔과 떨어진 꽃잎

    혹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면천두견주를 기억하시나요? 충남 당진 면천 지역의 자랑스러운 국가무형유산 제86-2호인 이 술을, 저는 출장길에 우연히 들른 양조장에서 직접 맛볼 기회가 있었거든요. 그때 그 은은한 진달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마치 봄날의 정취를 고스란히 병에 담아낸 듯한 느낌이었죠. 단순히 술을 마시는 걸 넘어, 우리 역사와 문화의 깊은 향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우리 민족의 정서와 깊이 연결된 봄의 꽃술, 두견주와 진달래주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천년의 향기, 면천두견주가 품은 이야기

    면천두견주는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 장군의 오랜 병을 고쳤다는 천 년의 전설을 품고 있어요. 당진 면천면에는 지금도 그 설화 속 '안샘'과 '은행나무'가 실제로 남아있어, 그 이야기가 정말 생생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저는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 이게 단순히 술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천두견주는 진달래 꽃잎을 넣어 빚는 한국 전통 약주인 두견주의 대표주자인데요. 여기서 두견주(杜鵑酒)라는 이름은 진달래꽃을 '두견화(杜鵑花)'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흔히 진달래주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두견주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여요. 이렇게 꽃이나 향기로운 식물성 재료를 넣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더한 술을 가향주(加香酒)라고 하거든요. 면천두견주가 바로 이 가향주에 해당하고, 특정 계절이나 절기에 맞춰 그때 나는 재료로 빚어 마시던 절기주(節期酒)로서의 의미도 깊죠. 지금은 면천두견주보존회를 통해 마을 공동체가 그 유구한 전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답니다.

    전통주 시장, '개취'를 찾아 프리미엄으로

    요즘 전통주 시장은 예전처럼 무조건 많이 파는 것보다는,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2022년 전통주 전체 출고액이 1,629억 원이었는데 2023년에는 1,475억 원으로 조금 줄면서 성장세가 주춤했거든요. 그런데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보면 민속주와 지역특산주를 포함한 전통주류 출고액은 2023년에 1조 3천억 원 규모로 오히려 소폭 성장했어요. 이게 뭘 의미하냐면, 단순히 '전통'이라는 이름표만으로는 안 되고, 면천두견주처럼 그 지역만의 특별한 개성과 역사적인 이야기가 담긴 술들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복숭아나 바질 같은 독특한 부재료를 활용한 개성 있는 전통주들이 많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개인 취향(개취)'을 존중하는 흐름이 정말 뚜렷해졌어요. 예전엔 어른들이 주로 마시는 술이었는데, 요즘엔 20대, 30대들도 '힙한 술'로 여기면서 전통주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이 젊은 세대들은 무작정 폭음하기보다는 맛과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양한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 덕분에 증류주 판매량이나 하이볼 제품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더라고요. 제가 자주 가는 바에서도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 엄청 인기를 끄는 걸 보면, 이런 변화가 실제 소비 현장에서 확실히 느껴집니다.

    진달래, 단순한 꽃을 넘어 약용 가치까지

    진달래꽃은 그저 예쁜 꽃으로만 아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식용이나 약용으로도 오랫동안 활용되어 왔어요. 특히 진달래꽃잎에 들어있는 '아지라인'이라는 성분은 정말 주목할 만한데요. 아지라인은 진달래 꽃잎의 주요 활성 성분 중 하나로, 항산화 효과, 혈액순환 촉진, 피로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저도 가끔 피곤할 때 진달래꽃차를 마시곤 하는데, 마시면 왠지 모르게 심신이 안정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이 성분은 천식이나 부인병에도 약재로 쓰였다고 해요. 이런 약용 가치가 술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진달래 꽃술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술을 빚을 때는 꼭 꽃술 부분을 제거하고 꽃잎만 써야 안전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면천두견주보존회에서도 이런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철저히 지키며 술을 빚고 있다고 하니, 그 장인 정신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네요.

    핵심 포인트:

    • 진달래꽃잎의 '아지라인' 성분은 항산화 및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 피로회복, 천식, 부인병 등 약용으로도 활용되어 온 귀한 꽃이랍니다.
    • 술을 빚을 때는 꽃술의 독성을 반드시 제거하고 사용해야 안전해요.

    정책 지원과 유통 확대로 전통주의 대중화

    전통주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정말 적극적이에요. 농림축산식품부와 국세청은 '전통주 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전통주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생산 역량을 키우고, 국내외 시장 개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더라고요. 2024년 세법 개정안을 보면 전통주 세율 경감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고 면허 기준도 완화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어요. 제가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정책들이 전통주 생산자들에게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통 채널이 늘어난 것도 전통주가 대중화되는 데 크게 한몫했죠.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고 편의점에서도 전통주를 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훨씬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면천두견주 같은 지역 특산주들이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린 셈입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나 유통 채널 확대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은 각 술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뛰어난 품질이 대중적인 인기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 미식과 만난 봄 꽃술 페어링의 즐거움

    요즘 전통주를 즐기는 분들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걸 넘어 '맛과 경험'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특히 봄 꽃술인 두견주는 그 특유의 향과 맛 덕분에 현대 미식 트렌드와도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저도 얼마 전 제철 쭈꾸미 샤브샤브에 면천두견주를 곁들여 봤는데, 진달래의 은은한 향이 쭈꾸미의 감칠맛을 정말 섬세하게 살려주는 경험을 했어요.

    그냥 꽃향기만 보는 게 아니라, 누룩의 곡물 향,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질감까지 고려해서 섬세하게 페어링하는 게 요즘 주목받고 있더라고요. 여기서 페어링(Pairing)이란 특정 음식이나 술의 맛을 서로 보완하거나 더 돋보이게 하는 조합을 말합니다. 제철 식재료인 쭈꾸미나 봄동 같은 것들과 두견주를 함께 즐기면서 풍미를 극대화하는 미식 경험이 인기를 얻고 있고요. 이런 '개취' 트렌드는 MZ세대는 물론이고, 모든 소비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봐요. 전통주가 단순한 술을 넘어 우리의 식문화와 미식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예술이 되는 것 같습니다.

    면천두견주와 진달래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단순히 술 한 병에 담긴 이야기가 아니었네요. 천 년의 전설부터 진달래꽃의 약용 가치, 현대 소비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우리 정부의 노력이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진 하나의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주 시장이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고유한 지역적 특색과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진 술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거든요. 다가오는 봄, 저처럼 진달래꽃 향 가득한 두견주 한 잔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미식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따스한 봄날, 꽃잎 흩날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 잔의 술이 여러분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줄 거예요.

    참고: https://www.mafra.go.kr/bbs/home/795/586523/download.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