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혹시 친구들과 전통주 바에 갔다가 메뉴판이나 설명지에 처음 보는 용어들이 가득해서 당황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주모', '밑술', '덧술' 같은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게 저만 그랬던 건 아닐 거예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제가 전통주 업계에 5년 넘게 발을 담그면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궁금해하실 만한 전통주 양조 용어들을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와 함께 쉽고 명확하게 풀어드릴게요. 이 글을 통해 전통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기는 데 필요한 핵심 지식을 쏙쏙 얻어가실 수 있을 거예요.
목차
전통주, 대체 뭐가 그렇게 특별한 걸까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전통주가 '힙한 술'로 떠오르면서 그 인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단순히 어르신들만 마시는 술이라는 인식을 넘어, 이제는 개성과 이야기가 담긴 희소성 있는 술, 그리고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경험'의 술로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실제로 2025년 전통주 시장의 출고량은 전년 대비 살짝 줄었지만, 출고금액은 1,374억 원에서 1,459억 원으로 6.2%나 늘어서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줬어요. 이건 전체 주류 시장의 출고량과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정부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전통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세법 개정안을 보면 막걸리 주세 경감 대상을 기존 500kl에서 1000kl로, 소주는 250kl에서 500kl로 두 배나 확대했더라고요. 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 게다가 2024년 상반기에는 SSG닷컴에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마켓컬리에서는 10% 증가하는 등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오르고 있고요. (출처: Mashija.com 참고) 이런 흐름 속에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저도 우리 술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변화가 정말 반갑습니다.
헷갈리는 '밑술'과 '덧술', 핵심만 짚어드립니다
전통주 양조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면 '주모', '밑술', '덧술' 같은 용어들을 제일 먼저 접하게 될 거예요. 이 단어들은 술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정확히 알아두는 게 좋겠죠?
핵심 포인트:
- 주모(酒母) / 밑술(Mitsool): 이건 술덧의 발효를 담당하는 효모를 아주 많이 키워낸 걸 말하는데요, 전통주 빚을 때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술이 잘 발효되도록 효모를 충분히 준비하는 과정인 거죠. 뽀얗게 부풀어 오르는 밑술에서 은은한 발효 향이 퍼져 나올 때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를 대하는 것처럼 경이롭기까지 해요. 이 밑술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잡균이 생기는 걸 막고, 술의 맛과 향을 좋게 만들 수 있어서 양조장에서는 이 과정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제가 몇 년 전 작은 양조장에서 직접 밑술 빚는 걸 구경했을 때, 사장님이 얼마나 정성을 쏟으시던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 덧술(Deotsool): 밑술에다가 익힌 곡물이나 누룩, 물 등을 더 넣어서 술을 추가로 빚는 과정이에요. 덧술을 하는 주된 이유는 술의 양을 늘리고, 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더 깊고 좋은 향을 가진 고급 술을 만들기 위함이죠. 덧술 횟수에 따라서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등으로 나뉘는데, 여러 번 덧술을 할수록 술맛이 깊고 부드러워지면서 알코올 도수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답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과학적인 양조법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전통주의 심장, 누룩과 고두밥이 만드는 깊이
밑술과 덧술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로 '누룩'과 '고두밥'이에요.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전통주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거든요.
- 누룩(Nuruk): 이건 곡물(주로 밀, 쌀, 보리 등)에 곰팡이, 효모, 유산균 같은 미생물을 자연적으로 번식시켜 만든 천연 발효제예요. 누룩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곡물 속 전분을 당분으로 쪼개는 '당화효소'를 만드는 거고요. 둘째는 이 당분을 알코올로 바꿔주는 '발효'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요. 좋은 누룩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곡물로 술을 빚어도 깊은 맛을 내기가 어렵더라고요. 제가 전국 방방곡곡 양조장을 찾아다니면서 느낀 건, 각 양조장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누룩을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여기서 누룩은 단순히 발효제가 아니라, 술에 개성을 불어넣는 양조장의 '혼'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고두밥(Godubap) / 지에밥(Jiebap): 물기 없이 아주 되게 쪄낸 밥을 뜻하는데, 주로 술이나 식혜 같은 발효식품을 만들 때 써요. 표준어로는 '지에밥'이라고 부르고요. 고두밥은 일반 밥보다 전분의 조직이 더 단단하게 끊어져 있어서, 누룩의 당화효소가 전분을 당분으로 바꾸는 데 훨씬 유리해요. 그리고 죽이나 일반 밥보다 더 많은 양의 원료를 넣을 수 있어서 깊이 있는 맛을 내는 데 아주 효과적이죠. 양조장에서 갓 쪄낸 고두밥의 구수한 냄새는 언제 맡아도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줍니다.
전통주 산업의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통주 시장은 지금 고급화 추세와 MZ세대의 주도 덕분에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도 2027년까지 전통주류 매출액을 2조원, 해외 수출액을 5천만 달러, 쌀 소비량을 2.7만 톤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더라고요.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됨) 이런 정부의 지원과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은 정말 반가운 일이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주'라는 법적 정의 자체가 오히려 발전을 가로막는 부분은 없는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전통주는 '무형문화재나 식품명인이 빚은 술' 아니면 '농업인이나 농업인 단체가 우리 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술'로 규정되어 있거든요. 저는 이 정의가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의 괴리 때문에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고 봐요. 단순히 '전통'이라는 이름표에 얽매이기보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방식의 맛있는 술을 만들려는 젊은 양조장들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시대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정의를 다시 정립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진짜 전통주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전통주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들을 이해하고 나면, 우리 술이 훨씬 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다가올 거예요. 저는 이 글이 여러분의 전통주 탐험에 작은 지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술 한 잔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와 정성, 그리고 미래를 향한 젊은 양조인들의 열정을 느끼면서,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전통주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도 전통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반영하는 문화 콘텐츠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응원할게요.